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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새우 키우기 A to Z (어항, 소일, 수질 관리)

by 피라지 2025.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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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S새우 키우기 A to Z (어항, 소일, 수질 관리)

 

어항 속을 거니는 붉고 흰 갑옷의 작은 기사들. 수정처럼 맑은 몸에 선명한 밴드가 둘러진 ‘CRS(크리스탈 레드 쉬림프)’는 관상용새우의 매력을 세상에 알린 독보적인 존재입니다. 이 작은 보석의 아름다움에 빠져 ‘나도 한번 키워볼까?’ 결심했지만, ‘초보들의 무덤’이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에 지레 겁을 먹고 망설이고 계신가요?

‘금방 죽으면 어떡하지?’, ‘나는 정말 똥손인데…’ 하는 걱정은 잠시 접어두세요.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이 아름다운 생명체를 키우는 것은 복잡한 기술이나 비싼 장비가 아니라, 딱 한 가지 원칙을 이해하고 지켜주는 인내심에 달려있습니다. 핵심은 단 하나, 이 작은 보석들이 원하는 ‘특별한 물’을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물생활의 끝판왕? CRS새우

물생활의 끝판왕? CRS새우물생활의 끝판왕? CRS새우

 

먼저 우리가 도전할 친구의 정체부터 알아야겠죠? CRS는 ‘비쉬림프(Bee Shrimp)’ 계열의 대표적인 관상용새우입니다. 우리가 흔히 초보용으로 추천하는 체리새우나 노랭이새우 같은 ‘생이과’ 새우와는 태생부터 다른, 조금 더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친구들이죠.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약산성의 연수’라는 아주 특별한 물 환경을 선호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수돗물 환경과는 정반대의 환경이죠. 즉, CRS를 성공적으로 키운다는 것은, 어항 속에 이들의 고향인 작은 계곡의 수질 환경을 그대로 재현해 내는 것과 같습니다. 이 특별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모든 성공의 시작입니다.

 

가장 중요한 첫걸음, 전용 흙 ‘소일’

가장 중요한 첫걸음, 전용 흙 ‘소일’가장 중요한 첫걸음, 전용 흙 ‘소일’

 

이 특별한 물 환경을 만드는 가장 쉽고 확실한 해결책은 바로 바닥재의 선택에 있습니다. CRS 어항에는 일반 모래(흑사)나 자갈이 아닌, 반드시 ‘새우 전용 소일(Soil)’을 사용해야 합니다. 여기서 소일은 단순히 바닥을 꾸미는 장식품이 아니라, 어항 전체의 수질을 좌우하는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새우 전용 소일은 흙을 구워 만든 작은 알갱이 형태로, 물속의 불필요한 경도 성분을 흡착하여 수질을 약산성(pH 6.06.5)으로 안정시켜주는 아주 중요한 기능을 합니다. 이 소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CRS의 생존과 번식이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바닥에 최소 35cm 이상의 두께로 충분히 깔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수돗물은 NO! 깨끗한 물의 비밀, RO수

수돗물은 NO! 깨끗한 물의 비밀, RO수수돗물은 NO! 깨끗한 물의 비밀, RO수

 

소일이라는 훌륭한 토대를 마련했다면, 이제 그 위를 채울 ‘물’을 준비해야 합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의 수돗물은 대부분 미네랄 함량이 높은 중성~약알칼리성의 경수(硬水)이기 때문에, 약산성의 연수(軟水)를 좋아하는 CRS에게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은 바로 ‘RO수(역삼투압 정수기 물)’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RO수는 물속의 모든 불순물과 미네랄을 제거한 순수한 물, 즉 ‘백지’와도 같습니다. 이 깨끗한 백지 위에, 우리는 ‘새우 전용 미네랄제’를 타서 CRS가 살기에 가장 이상적인 경도(GH 4~6)를 가진 물을 직접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조금 번거롭지만, 이 과정이 바로 실패 없이 안정적인 환경을 만드는 핵심 비결입니다.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규칙, ‘물맞댐’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규칙, ‘물맞댐’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규칙, ‘물맞댐’

 

최고의 집과 물을 준비했더라도, 마지막 관문을 소홀히 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수 있습니다. 바로 새우를 새로운 집에 입주시키는 ‘물맞댐’ 과정입니다. 이 섬세한 생명체들은 아주 작은 수질과 온도의 변화에도 큰 스트레스를 받아 쇼크사 할 수 있습니다.

‘물맞댐’은 새우가 새로운 집의 물에 서서히 적응할 시간을 주는 과정입니다. 새우가 담겨 온 봉지를 어항에 30분 정도 띄워 온도를 맞춘 뒤, 콩돌과 에어호스를 이용해 어항 물을 한 방울씩 똑똑 떨어뜨려 아주 천천히 섞어주는 ‘드립 방식’이 가장 안전합니다. 최소 1~2시간 이상, 길게는 서너 시간 동안 이 과정을 거쳐야, 새우들이 스트레스 없이 새로운 보금자리에 안착할 수 있습니다.

 

폭번의 짜릿함, 번식의 비밀

폭번의 짜릿함, 번식의 비밀폭번의 짜릿함, 번식의 비밀

 

관상용새우 키우기의 가장 큰 즐거움은 바로 ‘폭번(폭발적인 번식)’의 기쁨을 누리는 것입니다. 배에 노란 알을 가득 품은 ‘포란한’ 암컷을 발견하는 순간부터, 그 알에서 깨어난 좁쌀보다 작은 치비(새끼새우)들이 어항을 누비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감동을 선사합니다.

새우의 번식을 위한 특별한 비법은 없습니다. 앞서 설명한 안정적인 수질, 충분한 먹이(소일 표면의 미생물막, 바이오필름), 그리고 치비들이 숨을 수 있는 빽빽한 수초(모스 등)나 은신처만 있다면, 이들은 자연스럽게 스스로 가족을 늘려나갈 것입니다. 즉, 건강하고 안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자체가 최고의 번식 촉진제인 셈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CRS새우 키우기 A to Z (어항, 소일, 수질 관리)

 

Q. 자꾸 새우가 죽어나가요. 이유가 뭘까요?
A. 가장 흔한 원인은 ‘급격한 수질 변화’입니다. 환수 시 온도나 수질을 맞추지 않았거나, 초기 ‘물맞댐’을 소홀히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또한, 수돗물의 염소나 배관의 구리 성분, 일부 수초용 비료나 약품도 새우에게 치명적이니 항상 주의해야 합니다.

 

Q. 다른 물고기와 함께 키워도 되나요?
A.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물고기는 작은 새우, 특히 갓 태어난 치비들을 아주 맛있는 간식으로 생각합니다. CRS의 번식을 보고 싶다면, 반드시 새우 단독 어항으로 운영해야 합니다.

 

Q. 새우가 허물을 벗었어요. 괜찮은 건가요?
A. 네, 아주 건강하다는 좋은 신호입니다. 새우는 성장을 위해 주기적으로 낡은 껍질을 벗는 ‘탈피’를 합니다. 탈피 직후에는 몸이 매우 약하니 절대 건드리지 마세요. 이때 깨끗한 물과 충분한 미네랄이 공급되어야 탈피에 실패하지 않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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