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항 벽면에 딱 달라붙어 이끼를 챱챱 먹고 있는 부지런한 모습. ‘어항의 청소부’라는 매력적인 별명에 이끌려, 우리 집 수조의 이끼 문제를 해결해 줄 구세주로 ‘플레코’를 데려오기로 결심하셨을 겁니다.
‘저 친구 한 마리면 이제 이끼 걱정은 끝이겠지?’ 하는 기대감. 하지만 이 생각은 물생활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저지르는, 아주 위험한 ‘오해’일 수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릴게요. 여러분이 수족관에서 만나는 대부분의 플레코는 청소부가 아니라, 어항을 순식간에 초토화시킬 수 있는 거대한 ‘괴물’로 자라날 수 있습니다. 오늘 그 오해와 진실을 낱낱이 파헤쳐 드릴게요.
어항의 청소부? 플레코의 오해와 진실
먼저, 이 친구가 ‘청소 물고기’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이유부터 알아야 합니다. 플레코는 어릴 때 어항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갈색 이끼나 녹색 이끼를 아주 잘 먹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어릴 때’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플레코는 성장하면서 식성이 바뀌어, 이끼보다는 다른 물고기들이 먹다 남긴 사료 찌꺼기나 동물성 먹이에 더 큰 관심을 보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들이 먹는 만큼 엄청난 양의 배설물을 배출하는 ‘똥쟁이’라는 점입니다. 어설픈 여과 시스템으로는 이들이 쏟아내는 분변을 감당할 수 없어, 오히려 어항의 수질을 급격하게 악화시키는 주범이 될 수 있죠. 따라서 플레코를 이끼 제거 ‘도구’가 아닌, 하나의 소중한 ‘반려어’로 인식하고 책임감을 갖는 것이 성공적인 사육의 첫걸음입니다.
가장 중요한 선택, 어떤 종류를 키울까?
여러분의 물생활 성패를 가르는 가장 결정적인 순간은 바로 이 ‘종류 선택’에 있습니다. 우리가 일반 수족관에서 ‘나비 비파’나 ‘커먼 플레코’라는 이름으로 아주 저렴하게 판매하는 친구들은, 사실 30cm는 기본이고 50cm 이상까지도 자라는 거대한 ‘괴물’이 됩니다. 작은 어항에서는 절대 행복하게 살 수 없죠.
따라서 가정의 일반적인 수조 환경에서 키우기 위한 최고의 해결책은, 바로 ‘안시 숏핀/롱핀(Bristlenose Pleco)’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안시는 다 자라도 10~15cm 내외로 몸집이 작고, 성어가 되어서도 이끼를 잘 먹는 부지런한 성격을 가졌습니다. 수족관에 방문했을 때, “커먼 플레코 말고, 작게 자라는 ‘안시’ 있나요?”라고 물어보는 것. 이것이 바로 현명한 집사가 되는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왕을 위한 궁전, 어항과 은신처
이 물속의 갑옷 기사를 반려어로 맞이하기 위해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바로 ‘어항의 크기’와 ‘은신처’입니다. 앞서 추천한 안시를 기준으로, 최소 가로 45cm(1자 반) 이상의 어항을 준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플레코는 본래 야행성이라, 낮 동안에는 몸을 숨기고 쉴 수 있는 어둡고 아늑한 공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들에게 최고의 쉼터이자 훌륭한 영양 간식이 되어주는 것이 바로 ‘유목(Driftwood)’입니다. 유목은 훌륭한 은신처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플레코가 유목을 갉아먹으며 필요한 섬유질을 섭취하고 소화를 돕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항 속에 유목 하나를 넣어주는 것이, 녀석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최고의 배려입니다.
이끼는 간식일 뿐! (먹이 가이드)
많은 분들이 저지르는 두 번째 실수가 바로 ‘플레코는 이끼만 먹고 살 거야’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어항 속 이끼는 간식일 뿐, 이들도 엄연히 별도의 먹이가 필요한 물고기입니다. 어항에 이끼가 부족해지면 굶주림에 다른 물고기의 몸을 핥아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해결책은 다른 물고기들이 잠든 밤, 조명을 끈 뒤에 바닥에 가라앉는 ‘침강성 사료(플레코 전용 웨이퍼)’를 한두 알 넣어주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은 채식을 아주 좋아하여, 살짝 데친 애호박이나 오이, 시금치를 젓가락이나 포크에 꽂아 넣어주면 아주 좋아하는 특별식이 되어줍니다.
건강하게 오래 함께하는 법 (수명과 수질)
플레코는 아주 튼튼하고 생명력이 강해, 건강한 환경만 조성해주면 10년 이상을 거뜬히 함께할 수 있는 장수 어종입니다. 이 긴 시간 동안 건강하게 함께하기 위해 집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깨끗한 물’을 유지해 주는 것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들은 배설물이 많아 물을 쉽게 오염시킵니다. 따라서 어항의 물 양에 맞는 충분한 성능의 ‘여과기’는 필수이며, 일주일에 한 번 전체 물 양의 20~30% 정도를 갈아주는 ‘주기적인 부분 환수’를 통해 맑은 수질을 유지해 주는 것이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하게 키우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플레코가 다른 물고기를 빨아먹어요.
A. 매우 드문 경우지만, 주로 먹이가 부족하여 배가 고프거나, 이미 병들거나 죽어가는 물고기의 체액을 빨아먹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플레코 전용 사료를 충분히 급여하고, 어항 환경을 점검해 보세요.
Q. 낮에는 유목 뒤에 숨어서 나오질 않아요. 아픈 건가요?
A. 아주 건강하다는 좋은 신호입니다. 플레코는 원래 야행성이라, 낮에는 어두운 곳에 숨어 쉬고 밤이 되어야 활동을 시작합니다. 이는 아픈 것이 아니라 지극히 정상적인 습성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Q. 구피나 다른 열대어와 함께 키워도 되나요?
A. 네, 안시와 같은 소형 플레코는 성격이 매우 온순하여 대부분의 열대어와 무리 없이 평화롭게 지냅니다. 오히려 다른 물고기들이 먹다 남긴 사료를 처리해 주어 어항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플레코 -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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