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얼굴, 동글동글 귀여운 몸매로 수족관에서 단연 인기를 끄는 혈앵무. 그 매력에 이끌려 덜컥 집으로 데려왔지만, 어쩐지 우리 집 붉은 친구가 행복해 보이지 않나요? 활발하던 아이가 구석에만 숨어있거나 밥을 잘 먹지 않는다면, 혹시 나도 모르게 흔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는 건 아닌지 점검해 볼 시간입니다.
사실 혈앵무를 건강하게 키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문제는 이 사랑스러운 물고기의 특별한 습성을 이해하지 못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부터 입문자들이 가장 쉽게 빠지는 5가지 함정과 그 해결책을 경험을 바탕으로 알기 쉽게 알려드릴 테니, 우리 집 혈앵무를 수조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주세요.
너무 작은 보금자리
"아직 작은데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하는 생각이 가장 흔한 오해의 시작입니다. 마트 수족관 속 작은 혈앵무는 아직 어린 개체일 뿐입니다. 이 친구들은 생각보다 훨씬 크게 자라 성체가 되면 20cm를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좁은 공간은 혈앵무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며, 성장을 방해하고 각종 질병의 원인이 됩니다.
처음부터 최소 두 자(60cm) 이상의 수조를 준비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입니다. 만약 두 마리 이상을 키우고 싶다면 세 자(90cm) 어항을 추천합니다. 넉넉한 생활 공간은 혈앵무가 안정감을 느끼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라는 점을 꼭 기억해주세요. 미래를 위한 투자인 셈이죠.
어울리지 않는 친구들
혈앵무는 튼튼해 보이지만, 의외로 순하고 겁이 많은 성격입니다. 특히 입 구조가 독특해서 먹이를 재빠르게 낚아채는 능력이 다른 물고기들에 비해 떨어집니다. 이런 특징을 모르고 성격이 사납거나 너무 빠른 물고기와 함께 두면, 혈앵무는 먹이 경쟁에서 밀리고 끊임없이 괴롭힘을 당하다가 결국 도태될 수 있습니다.
혈앵무의 파트너로는 비슷한 크기의 온순한 어종이 좋습니다. 실버달러나 비파, 코리도라스처럼 활동 영역이 겹치지 않고 서로에게 관심이 없는 친구들이 이상적입니다. 수마트라처럼 다른 물고기를 쪼는 습성이 있는 어종이나, 재빠른 시클리드 종류는 피하는 것이 정신 건강에 이롭습니다.
소홀한 물 관리
모든 물고기에게 깨끗한 물은 필수지만, 혈앵무는 특히나 물 오염에 민감한 편입니다. 먹성이 좋은 만큼 배설물도 많아 물이 금방 더러워지기 때문입니다. 물이 깨끗하지 않으면 면역력이 떨어져 백점병이나 아가미병 같은 질병에 쉽게 걸릴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괜찮은 것이 절대 아닙니다.
강력한 여과기를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며, 일주일에 한 번, 전체 물의 20~30% 정도를 꾸준히 갈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새로운 물을 넣어줄 때는 기존 수조의 온도와 비슷하게 맞춰주는 온도 맞댐을 잊지 마세요. 조금의 부지런함이 우리 집 앵무 고기의 수명을 늘려주는 최고의 보약입니다.
단조로운 먹이 공급
사람도 매일 같은 밥만 먹으면 질리듯이, 물고기도 다양한 영양소가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한 가지 사료만 계속해서 주곤 하는데, 이는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고 혈앵무 고유의 붉은 발색이 옅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입이 작고 다물어지지 않는 구조라 너무 크거나 딱딱한 먹이는 잘 먹지 못합니다.
주식으로 삼는 고품질의 혈앵무 전용 사료를 기본으로, 가끔씩 냉동 짱구벌레나 비타민이 풍부한 스피루리나 성분이 함유된 사료를 섞어주세요. 입자가 작아 가라앉는 타입의 사료를 주면 바닥에서 먹이를 찾는 혈앵무가 더 편하게 식사할 수 있습니다. 균형 잡힌 식단이 건강과 아름다운 빛깔을 모두 지켜줍니다.
휑한 수조 환경
몸을 숨길 곳 하나 없는 텅 빈 수조는 혈앵무에게 넓은 운동장이 아니라 사방이 적인 공포의 공간입니다. 본능적으로 숨을 곳을 찾아 안정감을 느끼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은신처가 없으면 항상 불안에 떨며 수조 구석이나 여과기 뒤에 숨어서 잘 나오지 않게 됩니다. 이는 활발한 모습을 기대했던 주인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부분이죠.
유목이나 둥근 돌, 수초 등으로 혈앵무가 편안하게 드나들 수 있는 동굴이나 은신처를 여러 개 만들어 주세요. 자신만의 영역이자 안식처가 생기면 심리적으로 안정되어 훨씬 더 활발하게 수조를 누비는 모습을 보여줄 것입니다. 조금만 신경 써서 환경을 꾸며주면, 녀석들의 숨겨진 매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혈앵무가 자꾸 바닥에 누워있는데 아픈 건가요?
A. 혈앵무는 잠을 잘 때나 편안할 때 바닥에 기대거나 눕는 습성이 있습니다. 몸에 상처나 반점이 없고, 밥도 잘 먹으며 가끔씩 활발하게 움직인다면 자연스러운 행동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계속 움직임이 없고 식욕도 없다면 질병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Q. 저희 집 혈앵무는 색이 점점 하얘지는 것 같아요.
A. 발색이 빠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입니다. 수질이 나쁘거나 스트레스를 받는 환경적인 요인이 가장 크며, 영양이 부족한 단일 사료만 급여했을 때도 색이 옅어질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한 물 관리, 은신처 제공, 다양한 먹이 공급 방법을 점검해 보세요.
Q. 혈앵무 한 마리만 키워도 괜찮을까요?
A. 네, 괜찮습니다. 혈앵무는 다른 시클리드처럼 영역 다툼이 심하지 않고, 혼자 있어도 외로움을 타는 어종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러 마리를 키울 때 발생할 수 있는 서열 다툼이 없어 한 마리를 기르는 것이 더 평화로울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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