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이나 하천에서 물놀이를 하다 보면 발밑을 쏜살같이 스쳐 지나가는 작고 날렵한 물고기, 바로 '돌고기'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 강산의 건강함을 상징하는 이 소박한 물고기의 매력에 빠져, 직접 채집하거나 수족관에서 데려와 키우기를 시작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 민물고기니까 그냥 수돗물에 키워도 되겠지?" 하는 생각, 바로 이 생각이 초보 집사님들이 저지르는 가장 크고 안타까운 실수의 시작입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돌고기는 예민한 열대어 못지않은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보기보다 까다로운 친구입니다. 이 글은 여러분의 작은 토종 어항이 슬픔으로 끝나지 않도록, 초보자들이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5가지 치명적인 실수를 짚어드리는 솔직한 경험담입니다.
실수 하나 : '수돗물 쇼크'에 대한 무지
"우리나라 하천에 사는 애들이니까 수돗물 정도는 괜찮겠지?" 이는 돌고기를 용궁(죽음)으로 보내는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입니다. 수돗물에는 소독을 위해 우리에게는 무해하지만, 물고기의 아가미에는 치명적인 '염소(락스 성분)'가 들어있습니다. 염소가 제거되지 않은 물에 물고기를 바로 넣는 것은, 마치 우리가 소독약이 가득한 방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엄청난 '쇼크'를 유발합니다.
이 비극을 막는 해결책은 아주 간단합니다. 물갈이를 할 새 물은 반드시 하루 이상 넓은 통에 미리 받아두어 염소 성분이 공기 중으로 날아가도록 해야 합니다. 시간이 없다면, 수족관에서 판매하는 '물갈이 약(염소 제거제)'을 사용하여 중화시킨 뒤, 기존 어항 물과 온도를 맞춰서 천천히 부어주어야 합니다. 이 '물맞댐' 과정은 모든 물생활의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실수 둘 : 시원한 계곡 물을 잊어버리는 것
돌고기의 고향은 어디일까요? 바로 물살이 빠르고 산소가 풍부한 시원한 계곡이나 하천의 중상류입니다. 즉, 이 친구들은 기본적으로 '냉수성 어종'입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이 사실을 간과하고, 여름철 특별한 냉각 장치 없이 실온에서 방치하곤 합니다.
여름철 어항의 수온이 26도를 넘어 28도에 육박하면, 돌고기는 스트레스를 받아 활력을 잃고, 산소 부족으로 힘들어하며, 각종 질병에 무방비로 노출됩니다. 해결책은 어항용 냉각팬을 설치하거나, 얼린 페트병을 띄워주는 등 수온이 과도하게 올라가지 않도록 관리해 주는 것입니다. 반대로 겨울철에는 히터 없이도 충분히 잘 지내므로, 열대어처럼 따뜻하게 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실수 셋 : 바닥재에 대한 오해
돌고기는 이름처럼 '돌' 주변에서 생활하는 것을 즐기는 물고기입니다. 이들은 바닥에 떨어진 먹이를 찾거나, 돌 표면에 붙은 이끼를 뜯어 먹으며 생활하죠. 이때, 바닥재의 선택이 이들의 건강과 직결됩니다. 많은 초보자분들이 미관상의 이유로 날카롭게 각진 자갈이나 인공 색소를 입힌 컬러 자갈을 사용하곤 합니다.
이는 돌고기의 예민한 입과 몸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위험한 선택입니다. 상처 부위는 세균 감염으로 이어져 '수생균(곰팡이병)'과 같은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바닥재는 강이나 계곡의 자연스러운 환경과 비슷한, 모서리가 둥근 '자연사'나 '강자갈'입니다. 안전한 놀이터를 만들어 주는 것이 건강한 사육의 기본입니다.
실수 넷 : 혼자 두면 외롭지 않을까?
돌고기는 본래 수십, 수백 마리가 떼를 지어 함께 움직이는 '군영 어종'입니다. 혼자 있거나 소수만 있으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아 구석에 숨어서 잘 나오지 않거나, 다른 물고기를 괴롭히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일 수 있습니다. "어항이 작으니까 한두 마리만 키워야지" 하는 생각이 오히려 물고기를 더 힘들게 만드는 것입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친구들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최소 5~6마리 이상을 함께 키워주세요. 함께 뭉쳐 다니며 유영하고, 먹이 경쟁을 하는 활발한 모습을 보고 있으면 왜 이들이 '함께'여야만 하는지 단번에 이해하게 될 것입니다. 여러 마리가 함께 있으면 겁이 줄어들어 사람 앞에서도 훨씬 더 자연스러운 행동을 보여줍니다.
실수 다섯 : 흐르는 물을 잊은 고인 물
돌고기가 살던 계곡을 떠올려 보세요. 물은 항상 흐르고, 그 흐름 속에 신선한 산소가 끊임없이 녹아 들어갑니다. 하지만 여과기 없이 고여있는 어항 물은 금세 산소가 부족해지고, 물고기의 배설물로 인해 수질이 빠르게 악화됩니다.
돌고기를 건강하게 키우기 위한 필수 장비는 바로 '여과기'입니다. 여과기는 물을 물리적으로 깨끗하게 걸러줄 뿐만 아니라, 물의 흐름을 만들어 산소를 공급하고, 유익한 박테리아가 서식할 공간을 제공하여 물을 안정시키는 '생태계의 심장'과도 같은 역할을 합니다. 어항 크기에 맞는 적절한 용량의 여과기를 설치해 주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돌고기는 어떤 먹이를 줘야 하나요?
A. 돌고기는 잡식성으로, 수족관에서 판매하는 일반적인 열대어 사료(침강성)를 주면 잘 먹습니다. 가끔 냉동 장구벌레나 실지렁이 같은 생먹이를 특식으로 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또한, 어항에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이끼도 뜯어 먹습니다.
Q. 다른 물고기랑 같이 키워도 되나요?
A. 성격이 온순하여 대부분의 우리나라 민물고기들과 잘 어울립니다. 버들치, 쉬리, 참갈겨니 등 비슷한 환경(냉수, 유속)을 좋아하는 친구들과 함께 키우면 좋습니다. 다만, 입에 들어갈 만큼 작은 치어나 새우는 잡아먹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Q. 채집한 돌고기를 키울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A. 자연에서 채집한 개체는 기생충이나 세균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므로, 바로 본 어항에 넣지 말고 별도의 격리 수조에서 1~2주간 상태를 관찰하는 '검역' 과정을 거치는 것이 안전합니다. 또한, 법적으로 채집이 금지된 기간이나 장소가 있을 수 있으니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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