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플라스틱 통 안에서 꼼지락거리는 아기 거북이의 귀여운 모습. "키우기 쉽다"는 말에, 혹은 아이의 성화에 못 이겨 덜컥 한 마리 집에 들이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 활발하던 모습도 잠시, 밥도 잘 안 먹고 등껍질이 말랑해지는 것 같아 "내가 뭘 잘못하고 있나?" 걱정이 깊어지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거북이를 병들게 하는 것은 당신의 정성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 작은 파충류에게 가장 중요한 '두 가지'를 선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로, 진짜 '태양'과 따뜻한 '육지'입니다. 이 글을 통해 당신의 반려거북을 십 년 이상 함께할 건강한 가족으로 만드는 모든 비결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육장 - '물'만 있으면 된다는 가장 큰 오해
애완거북이를 키울 때 가장 흔한 실수는, 거북이를 물속에서만 사는 물고기처럼 생각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키우는 대부분의 애완거북이(리버쿠터, 페닌슐라쿠터 등)는 물과 육지를 오가는 '반수생' 동물입니다. 평생 물속에만 있으면 피부병에 걸리거나, 심하면 익사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거북이의 집에는 반드시 물 밖으로 나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육지' 공간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수족관에서 파는 거북이 육지나, 어항 벽에 붙이는 터틀독, 혹은 큰 돌멩이를 쌓아 물 위로 올라올 수 있는 섬을 만들어주세요. 헤엄치다 지치면 언제든 올라와 쉴 수 있는 이 '안식처'를 마련해주는 것이 건강한 사육의 첫걸음입니다.
'태양'을 선물하세요, UVB 램프의 중요성
이것이 오늘 글에서 가장 중요하고, 또 가장 많은 분들이 놓치는 부분입니다. 거북이는 파충류입니다. 이들은 스스로 비타민D3를 합성하지 못하고, 반드시 '햇볕(자외선 UVB)'을 쬐어야만 몸속에서 비타민D3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 비타민D3는 먹이 속 칼슘을 흡수하여 단단한 등껍질과 뼈를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실내의 유리창을 통과한 햇빛은 UVB가 대부분 차단되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따라서 거북이 사육장에는 반드시 파충류 전용 'UVB 램프'를 설치해주어야 합니다. 이 인공 태양이 없다면, 거북이는 아무리 칼슘이 풍부한 먹이를 먹어도 흡수하지 못해 등껍질이 말랑해지는 '갑연화증'이라는 치명적인 병에 걸리게 됩니다. UVB 램프는 선택이 아닌, 생명을 위한 필수 장비입니다.
따뜻한 '찜질방'은 필수, 온도 관리
거북이는 스스로 체온을 만들지 못하는 '변온동물'입니다. 즉, 주변 환경의 온도에 따라 체온이 결정되죠. 물이 너무 차가우면 소화 불량에 걸리거나 감기에 걸리고, 활동성도 급격히 떨어집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두 가지 온도 관리를 해주어야 합니다. 첫째, 물속에는 '수중 히터'를 설치하여 항상 25~28℃ 사이의 따뜻한 수온을 유지해주세요. 둘째, 육지 공간 위에는 열을 내뿜는 '스팟 램프'를 설치하여, 거북이가 올라와 몸을 말리고 체온을 높일 수 있는 30~33℃ 정도의 따뜻한 '핫존'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 '물속'과 '육지 위'의 온도 차이가 거북이가 스스로 컨디션을 조절하는 핵심입니다.
'사료'만으로는 부족해요, 영양 만점 식단
"거북이 전용 사료만 주면 되겠지" 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건강한 성장을 위해서는 다양한 식단이 필요합니다. 물론, 칼슘과 비타민이 균형 있게 배합된 양질의 '거북이 전용 사료'를 주식으로 삼는 것이 기본입니다.
여기에 가끔씩 영양 보충을 위해 건조 새우(감마루스)나 밀웜 같은 단백질 간식을 주고, 청경채나 치커리 같은 신선한 채소를 함께 급여하면 좋습니다. 또한, 등껍질 건강을 위해 갑오징어 뼈(카틀본)를 어항에 넣어주면, 거북이가 갉아 먹으며 자연스럽게 칼슘을 보충할 수 있는 훌륭한 영양제가 됩니다.
깨끗한 물이 최고의 보약, 수질 관리
거북이는 '잘 먹고 많이 싸는' 것으로 유명한, 어항 속 최고의 '물 오염 유발자'입니다. 먹이를 물속에서 찢어 먹기 때문에 찌꺼기도 많이 생기죠. 오염된 물은 모든 피부병과 눈병의 원인이 되므로, 항상 깨끗한 물을 유지해 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강력한 '외부 여과기'나 '측면 여과기'를 설치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규칙적인 환수'입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전체 어항 물의 30~50%를 새로운 물로 갈아주면서, 바닥에 쌓인 배설물이나 먹이 찌꺼기를 '사이펀'으로 함께 청소해주는 부지런함이 필요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거북이가 얼마나 크게 자라나요?
A.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가 흔히 키우는 리버쿠터나 페닌슐라쿠터 같은 종은 다 자라면 등껍질 지름이 20~30cm에 육박하는 중대형 거북입니다. 10년 이상 함께할 가족이 될 수 있으므로, 처음부터 최종 크기를 고려하여 책임감을 갖고 입양해야 합니다.
Q. 거북이 등껍질이 말랑하고 하얀 반점이 생겨요.
A. 등껍질이 말랑한 것은 칼슘 부족과 UVB 부족으로 인한 '갑연화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얀 반점은 수질이 나빠 생기는 '피부병(곰팡이 등)'일 수 있습니다. 즉시 UVB 램프 설치 여부를 확인하고, 전체 환수를 통해 물을 깨끗하게 관리해주어야 합니다.
Q. 거북이가 밥을 안 먹어요.
A. 가장 먼저 '온도'를 확인해보세요. 수온이 너무 낮으면 소화 능력이 떨어져 먹이를 거부하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또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기간이거나 감기 같은 질병의 초기 증상일 수도 있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입문자를 위한 육지거북이 키우기 가이드: 4대 인기종 비교 - farmfarm.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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