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어항 속에 작은 용 한 마리가 살고 있는 듯한 신비로운 모습. 등에는 여러 개의 돛을 달고, 온몸은 단단한 갑옷으로 무장한 채 바닥을 어슬렁거리는 물고기. 수억 년 전의 모습 그대로 우리 앞에 나타난 ‘살아있는 화석’, 바로 ‘폴립테루스’입니다. 이 원시적인 사냥꾼의 독특한 매력에 이끌려, 나만의 작은 쥬라기 공원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이 글을 찾아오셨을 겁니다.
하지만 그 멋진 외모만큼이나 키우기 까다롭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도 하죠.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폴립테루스는 몇 가지 핵심적인 ‘본능’만 이해하고 존중해 준다면 초보자도 충분히 도전해 볼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고대어입니다. 이 작은 용을 성공적으로 키우는 가장 확실한 해결책은 바로 ‘숨을 곳’과 ‘뚜껑’, 이 두 가지를 반드시 마련해 주는 것입니다.
물속을 걷는 작은 용, 폴립테루스
폴립테루스는 ‘많은 지느러미’라는 뜻의 이름처럼, 등 전체에 여러 개의 작은 등지느러미가 솟아있는 독특한 외모를 가졌습니다. 다이아몬드 형태의 단단한 비늘(가노인 스케일)이 온몸을 감싸고 있어, 마치 고대 갑옷을 입은 용사를 연상시키죠. 이들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가슴지느러미를 이용해 바닥을 아장아장 걷는 듯이 이동하는 모습입니다.
이들은 수억 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부터 거의 변하지 않은 원시적인 특징을 간직한 ‘고대어’의 한 종류입니다. 아가미 호흡뿐만 아니라 ‘부레’를 이용해 공기 호흡도 할 수 있어, 가끔 수면 위로 올라와 “푸하-” 하고 숨을 쉬는 신기한 모습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반적인 물고기와는 다른 독특한 생태를 관찰하는 것이 폴립테루스 사육의 가장 큰 즐거움입니다.
용의 안식처, 어항 꾸미기
폴립테루스는 주로 어항의 바닥에서 생활하는 야행성 물고기입니다. 밝은 곳보다는 어둡고 구석진 곳에 몸을 숨기고 안정감을 느끼는 것을 좋아하죠. 따라서 이들의 집을 꾸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은신처’를 충분히 만들어주는 것입니다.
유목이나 여러 개의 돌을 쌓아 동굴 같은 공간을 만들어주거나, PVC 파이프를 넣어주면 아주 훌륭한 안식처가 됩니다. 바닥재는 부드러운 샌드(모래)를 깔아주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날카로운 자갈은 이들의 배 부분에 상처를 입힐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아늑한 숨을 공간을 제공하는 것이, 스트레스 없이 건강하게 용을 키우는 첫 번째 해결책입니다.
탈출 마술사, 뚜껑은 필수!
폴립테루스 사육에 있어 ‘은신처’만큼이나,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수조 뚜껑’입니다. 폴립테루스는 상상 이상의 힘과 유연성을 가진 탈출의 명수입니다. 아주 작은 틈만 있어도, 뱀처럼 몸을 비집고 나와 어항 밖으로 탈출하는 ‘점프사’ 사고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납니다.
이 안타까운 비극을 막는 유일하고 확실한 해결책은 바로 조금의 틈도 없는, 무게감 있는 뚜껑을 반드시 덮어주는 것입니다. 여과기나 히터 선이 들어가는 작은 구멍까지도 꼼꼼하게 막아주어야 합니다. 가벼운 플라스틱 뚜껑은 힘으로 밀어내고 나올 수 있으므로, 유리나 아크릴로 된 무거운 뚜껑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뚜껑 하나가 당신의 소중한 반려어의 생명을 지키는 생명선임을 잊지 마세요.
무엇을 먹고 자랄까? (먹이)
폴립테루스는 완전한 육식성 어종으로, 살아 움직이는 작은 생물을 사냥하는 본능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대부분의 개체는 인공 사료에도 쉽게 적응하는 편이라 먹이 걱정은 크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주식은 바닥으로 가라앉는 ‘침강성 육식어 전용 사료’입니다. 사료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특식을 주고 싶을 때는, 냉동 미꾸라지나 냉동 새우, 냉동 장구벌레 같은 것을 주면 아주 좋아합니다. 다만, 야생에서 잡은 생먹이는 기생충 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절대 주어서는 안 되며, 너무 큰 먹이는 목에 걸릴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누구와 함께 살 수 있을까? (합사)
폴립테루스는 비교적 성격이 온순하여 다른 물고기들과의 합사가 가능한 편입니다. 하지만 명심해야 할 단 하나의 원칙이 있습니다. 바로 “내 입에 들어가는 모든 것은 먹이다”라는 점입니다.
따라서 네온테트라나 구피, 소형 새우처럼 크기가 작은 친구들과의 합사는 절대 불가능합니다. 어느 날 갑자기 친구들이 한두 마리씩 사라지는 것을 목격하게 될 것입니다. 가장 좋은 짝꿍은 폴립테루스의 입에 들어가지 않을 만큼 덩치가 있고, 성격이 온순한 중대형 어종입니다. 실버샤크나 인디언 나이프, 혹은 다른 종류의 폴립테루스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폴립테루스도 종류가 다양한가요?
A. 네, 아주 다양합니다. 입문종으로 가장 인기가 많은 ‘세네갈스’, 호랑이 무늬의 ‘엔드리케리’, 초록빛이 매력적인 ‘오르나티피니스’ 등 크기, 무늬, 성격이 제각각인 수많은 종류가 있어 취향에 맞게 고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Q. 수명은 얼마나 되나요?
A. 건강한 환경에서 잘 자란다면 평균 10년 이상, 길게는 20년까지도 살 수 있는 매우 장수하는 반려어입니다. 작은 치어를 데려오는 것은 10년 이상의 긴 시간을 함께하겠다는 책임감 있는 약속입니다.
Q. 수컷과 암컷은 어떻게 구별하나요?
A. 성어가 되면 뒷지느러미(꼬리 쪽 아래 지느러미) 모양으로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수컷의 뒷지느러미는 넓고 둥근 부채 모양인 반면, 암컷은 좁고 뾰족한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폴립테루스 키우기 종류와 번식 - 방금전 정보
폴립테루스의 다양한 종류와 특징, 적정 수질과 온도, 먹이, 번식 방법을 초보자도 이해하기 쉽게 정리한 사육 가이드입니다. - 폴립테루스 비키르 비키르(P. bichir bichir) 사육 총정리 - The Polypterus Lab
폴립테루스 비키르 비키르 사육에 필요한 수조 크기, 여과기, 먹이, 히터 등 상세한 관리법과 사육 팁을 제공합니다. - 폴립테루스 사육하기 [1편] - 사육에 필요한 요소 - Healing Aqua
폴립테루스 사육 시 필요한 수조 선택, 뚜껑 설치, 적정 수온 유지, 먹이 급여법 등 기초부터 체계적인 사육법을 설명합니다. - 폴립테루스의 종류 관상어 사육과 질병 - Healing Aqua
여러 종류의 폴립테루스 특징과 사육환경, 성장 및 발색, 질병 관리법 등을 구체적으로 안내해 줍니다. - 입문자를 위한 폴립테루스 먹이 공략 - The Polypterus l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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