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이나 맑은 강가에 놀러 갔다가, 바위틈을 잽싸게 오가는 작고 귀여운 물고기 '돌고기'를 보신 적 있나요? 화려하진 않지만 소박하고 정감 가는 우리 민물고기의 매력에 빠져, "집에 데려가 키워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겠습니다. 돌고기를 건강하게 키우는 비결은 비싼 열대어 장비가 아니라, 이 친구들이 살던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을 얼마나 잘 흉내 내주느냐에 달려있습니다. 돌고기의 고향을 이해하는 순간, 당신의 어항은 가장 자연스러운 작은 생태계가 될 것입니다.
돌고기, 어떤 물고기인가요?
돌고기는 우리나라 전역의 하천 중상류, 물이 맑고 바닥에 자갈과 모래가 깔린 곳이라면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는 대표적인 민물고기입니다. 이름처럼 돌이나 자갈 주변에 붙어 생활하는 것을 좋아하며, 바닥에 붙은 이끼(부착조류)나 작은 수서곤충을 갉아먹고 사는 잡식성 어종입니다.
최대 10~15cm까지 자라며 성격이 매우 온순하여 다른 민물고기들과도 잘 어울려 지냅니다. 떼를 지어 유영하는 모습이 귀엽고, 환경 적응력도 강한 편이라 민물고기 사육에 입문하는 분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어종 중 하나입니다.
어항 준비, '계곡'을 옮겨오세요
돌고기를 위한 집을 꾸밀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닥재'입니다. 이 친구들은 하루 종일 바닥을 훑으며 먹이를 찾기 때문에, 입에 상처를 주지 않는 부드러운 모래나 입자가 작은 자갈을 깔아주는 것이 좋습니다. 날카로운 파쇄석이나 인공 색사가 깔린 바닥은 돌고기에게 적합하지 않습니다.
또한, 야생에서의 습성을 존중하여 숨을 공간을 충분히 마련해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둥글둥글한 계곡 돌멩이(수석)를 여러 개 배치하여 바위틈 같은 은신처를 만들어주거나, 물에 잘 가라앉는 유목을 넣어주면 돌고기가 훨씬 안정감을 느끼고 활발하게 활동합니다.
수질 관리, '시원하고 깨끗한' 물이 핵심
돌고기는 열대어와 달리 '냉수성 어종'입니다. 즉, 따뜻한 물이 아니라 시원한 물을 좋아합니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민물고기는 26℃ 이상의 고수온에 매우 취약하므로, 한여름에는 특별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어항을 집에서 가장 서늘한 곳에 두거나, 어항용 냉각팬을 설치하여 수온이 너무 올라가지 않도록 신경 써주어야 합니다.
또한, 맑은 1급수 계곡에 살던 친구들인 만큼 깨끗한 물은 필수입니다. 강력한 여과 능력은 기본이며, 일주일에 한 번 30% 정도의 규칙적인 환수를 통해 물속에 쌓이는 오염 물질을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깨끗하고 산소가 풍부한 물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돌고기를 질병 없이 건강하게 키우는 최고의 비법입니다.
먹이, '아무거나' 잘 먹는 착한 식성
돌고기는 식성이 까다롭지 않아 먹이 붙임이 아주 쉬운 편입니다. 처음에는 야생에서의 습성 때문에 바닥에 가라앉은 먹이에만 반응할 수 있으므로, 물에 넣으면 바로 가라앉는 '침강성 사료'를 급여하는 것이 좋습니다.
어항 환경에 완전히 적응하면, 물 위에 뜨는 일반 열대어 사료도 곧잘 받아먹습니다. 가끔씩 냉동 장구벌레(짱구벌레)나 브라인쉬림프 같은 특식을 주면 아주 좋아하며, 건강과 발색에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무엇을 주든 2~3분 안에 다 먹을 수 있는 양만 주는 것이 물 오염을 막는 기본 원칙입니다.
함께하면 좋은 '민물고기 친구들'
돌고기는 성격이 온순하고 사회성이 좋아, 비슷한 환경을 좋아하는 다른 민물고기들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단, 크기 차이가 너무 많이 나거나 공격적인 성향의 어종은 피해야 합니다.
돌고기와 함께 키우기 좋은 대표적인 친구로는 참갈겨니, 피라미, 버들치, 쉬리 등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유영층(상층, 중층, 하층)에서 활동하는 어종들을 함께 키우면 어항이 더욱 다채롭고 자연스러운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돌고기도 히터가 필요한가요?
A. 아니요, 절대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돌고기는 시원한 물을 좋아하는 냉수성 어종입니다. 오히려 히터를 설치하면 고수온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거나 병에 걸릴 수 있습니다. 겨울철 실내 온도 정도면 충분히 건강하게 겨울을 날 수 있습니다.
Q. 채집한 돌고기를 바로 어항에 넣어도 되나요?
A. 매우 위험한 행동입니다. 야생에서 채집한 개체는 각종 기생충이나 세균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반드시 별도의 격리 어항에서 최소 1~2주간 상태를 지켜보며 약욕 등 검역 과정을 거친 후, 본 어항에 합사해야 기존의 물고기들을 지킬 수 있습니다.
Q. 돌고기 암수 구별은 어떻게 하나요?
A. 평소에는 구분이 어렵지만, 봄철 산란기가 되면 수컷에게 뚜렷한 변화가 나타납니다. 수컷은 지느러미와 몸 전체에 붉은색과 노란색의 화려한 '혼인색'을 띠고, 주둥이 주변에 돌기(추성)가 돋아나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줍니다.
추가 정보 및 도움이 되는 자료
- 초보자를 위한 물고기 키우기 가이드: 종류, 수조, 먹이 급여법 - naturegive
초보자에게 적합한 물고기 종류 추천부터 수조 세팅, 먹이 주기와 관리법을 체계적으로 설명해 돌고기 포함 다양한 물고기 키우기에 좋은 기본 가이드입니다. - 초보자도 쉽게 물고기 키우는 방법 - alwayspet
적절한 수조 선택, 수질 관리, 먹이 급여 방법과 물고기 건강 관리까지 초보자가 물고기를 성공적으로 키우는 데 필요한 필수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 물고기 키우기의 모든 것: 초보자 가이드 - 큐리오시티
초보자에게 적합한 물고기 종류와 기초 수질 관리, 먹이 급여법에 대해 상세히 안내해 돌고기 키우기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